나는 왜 이 제도를 먼저 알리고 싶었을까?
“양육비를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어쩌면 믿기 어려울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세 아이를 키우는 한부모 가정의 가장으로서 단 한 번도 단 한 푼도 양육비를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매달 고정지출을 감당하며 생활비를 벌고, 아이 셋을 돌보는 일이 어떤 건지, 그 고단함을 누구보다도 잘 압니다.
어느 날 문득, ‘왜 이런 상황이 반복될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양육비를 주지 않는 사람이 꼭 아빠만은 아닌데, 왜 세상은 ‘나쁜 아빠’라고만 말할까.
사실 저 역시 ‘나쁜 엄마’의 피해자이자, 그로 인해 삶이 송두리째 흔들린 사람이었습니다.

그렇게 작년 말, 저도 결국 양육비이행관리원 제도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처음엔 큰 기대도 하지 않았습니다. “나라가 뭐 얼마나 도와주겠어...” 하는 냉소가 솔직한 마음이었죠.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그냥그냥 있던중, 최근 발표된 ‘양육비 선지급제’ 소식을 접하고 나서, 저는 처음으로 “이건 누군가에겐 진짜 단비가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아직 부족한 점도 많고, 모든 걸 해결해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기존의 긴급지원제도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제도가 나처럼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는 부모들’에게 어떤 가능성이 될 수 있는지를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이 글은 단순한 제도 소개글이 아닙니다.
실제로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한 번도 양육비를 받아본 적 없는 부모로서, ‘나 같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를 알리고, 그들에게 이 제도가 어떤 의미인지 설명하고 싶은, 그런 글입니다.
기존 제도의 구조를 알아야 진짜 이해됩니다
저는 처음에 막막한 심정으로 ‘양육비이행관리원’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비양육 부모가 양육비를 주지 않아도 아무런 처벌이 없다는 현실, “나쁜 부모”라는 말만 반복될 뿐, 실제로 내 계좌엔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던 나날들. 그래서 용기를 내어 국가에 ‘제발 좀 도와달라’고 SOS를 보낸 거죠.
양육비이행관리원 제도는 말 그대로 국가가 나서서 양육비를 받아내는 제도입니다.
직접지급명령, 이행명령, 강제집행, 운전면허 정지 등 다양한 행정·법적 조치를 통해 비양육 부모가 책임을 다하게끔 압박하는 절차지요.
⚠️ 그런데 문제는, 그 과정이 길고 복잡하며 시간도 오래 걸린다는 겁니다.
그래서 생긴 게 바로 ‘양육비 긴급지원제도’예요.
양육비이행관리원을 통해 소송이나 추심을 진행하면서 현실적으로 생계가 어려운 경우, 임시적으로 최대 12개월간 월 20만 원을 지원해주는 제도입니다.
저도 바로 이 제도를 통해 잠시나마 한숨을 돌릴 수 있었습니다. 단순한 정책이라기보다는, 그 시기에 아이들과 버틸 수 있게 해준 숨구멍 같은 지원이었죠.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임시적인 “긴급용 제도”였기에, 늘 시간이 지나면 끊기는 불안함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한계가 분명했습니다
• 지원 기간 최대 12개월
• 기준 중위소득 75% 이하로 소득 조건 매우 엄격
• 절차가 별도로 많고, ‘위기 증빙’이 어려운 경우 탈락
• 지급 후 비양육 부모에게 회수는 거의 미미 (회수율 17.25%)
여기서 새롭게 등장한 것이 바로 ‘양육비 선지급제’입니다
양육비 선지급제는 이전의 긴급지원제도와는 달리 임시 방편이 아닌 상시 제도입니다. “아예 국가가 먼저 주고, 그다음에 비양육 부모에게 받아내겠다”는 구조죠.
이것이 제게는 정말 놀라운 변화처럼 느껴졌습니다.
이 제도는 기존처럼 짧은 시간만 지원해주는 게 아니라 자녀가 성인이 될 때까지 매달 지원됩니다.
소득 기준도 중위소득 150% 이하로 더 완화되었고, 지급된 금액은 국가가 법적 강제력을 동원해서 꼭 회수하게끔 설계되어 있어요.
무엇보다 좋았던 건, 이제는 내가 직접 비양육 부모와 싸우는 게 아니라 국가가 내 편이 되어 함께 싸워주는 구조라는 점이었어요. “이건 진짜 제도를 만들 때 우리 이야기를 들은 거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가, 어떻게 신청할 수 있을까? (그리고 내가 겪은 현실 팁)
양육비 선지급제는 만 18세 미만의 미성년 자녀를 둔 한부모 가정 중 최근 3개월 이상 양육비를 전혀 받지 못했을 경우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단, 단순히 못 받은 것만으론 부족하고, 법적·행정적 이행 노력을 기울인 증빙이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직접지급명령, 이행명령, 강제집행, 운전면허 정지 같은 조치를 취했거나 진행 중이어야 하죠.
소득 기준은 기준 중위소득 150% 이하이고, 한 아이당 월 20만 원이 지원됩니다. 지급 기간은 자녀가 만 18세가 될 때까지입니다.
📌 주의사항: 해당 월에 비양육 부모가 일정 금액을 지급하면 그 달의 선지급은 중단됩니다. 그리고 거짓으로 신청하거나, 소득·가족상황을 숨기면 지급이 취소되고 반환명령이 내려집니다.
신청 절차 요약
1. 양육비이행관리원 홈페이지나 지역센터를 통해 상담 예약
2. 상담 후 안내받은 서류 준비 (기본증명서, 가족관계, 혼인관계, 판결문, 통장 내역, 소득 자료 등)
3. 신청서 작성 후 제출 ▶ 서류 검토 및 심사 ▶ 4~6주 내 결정 통보
4. 매달 자동 지급 & 정기 점검 (소득이나 상황 변화 시 반드시 신고!)
제가 직접 느낀 ‘준비 팁’은요
- 서류는 미리미리 디지털로 PDF 저장해두면 다시 쓰기도 쉽습니다.
- 통장 내역은 가급적 ‘자녀 이름’으로 된 계좌를 활용하세요. 증빙 시 깔끔합니다.
- 행정 절차에 시간이 걸리니, 상황이 맞는다면 빨리 시작하는 게 좋아요.
- 소득 기준 초과 여부는 건강보험료로 확인되므로, 직장가입자는 꼭 확인해보세요.
많은 분들이 “나는 해당 안 될 것 같아서…” 하며 망설이시는데, 정확히 따져보면 해당되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막연한 포기로 기회를 놓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같은 처지의 부모님들께
이 글을 쓰면서 저는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이 셋을 혼자 돌보며 살았던 지난 몇 년, 단 한 푼의 양육비 없이 버텨왔던 그 시간들이 결코 ‘혼자만의 싸움’은 아니었음을요.
이 제도는 완벽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목소리를 내온 결과가 이렇게 하나씩 제도화되는 모습을 보며, “조금은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됩니다.
지금, 당신도 포기하지 말고 이 제도의 도움을 먼저 신청해보시길 바랍니다. 아이를 키우는 건 결국 시간과 마음, 그리고 돈이 필요한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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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 글에서 '양육비이행관리원 제도'를 좀 더 깊이 다뤄봤습니다.
'나쁜 엄마, 나쁜 아빠'들~ 이젠 나라에서 관리합니다!! (양육비 이행 관리원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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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부모답지 못한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한동안 '나쁜 아빠(양육비 미지급 자)' 신상공개가 뜨거웠었죠?어디 아빠뿐이겠습니까? 나쁜 엄마 역시 널리고 널렸죠? 저 역시 한부모가족으로
stoneiron-jeju.com
자주 묻는 질문
Q: 양육비 선지급제, 언제부터 신청 가능한가요?
A: 2025년 7월 1일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됩니다.
Q: 꼭 소송을 해야 신청 가능한가요?
A: 소송은 필수는 아니지만, 직접지급명령·이행명령 등 법적 이행 시도는 있어야 합니다.
Q: 지원금은 언제까지 지급되나요?
A: 자녀가 만 18세가 될 때까지 지급되며, 매년 자격 재심사를 거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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