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화북의 노포, 다맛국수에서의 아침 🌿
숙취가 유난히 짙게 남던 어느 아침,
서늘하게 깨어나는 바람에 몸을 움츠리며 도착한 곳은
제주 화북의 오래된 국수집, 다맛국수였습니다.
들어서는 순간,
문을 열고 들어가는 손님의 뒷모습과 함께
문 틈새로 스며 나오는 따끈한 국물 냄새가
벌써 속을 먼저 다독이기 시작합니다.
순대국수와 순대백반, 그 첫 숟가락의 온기 🍲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잘 토렴된 국밥 위로
파와 다데기, 정성스레 썰린 순대와 내장이 가지런히 담겨 있었습니다.
그릇을 들기도 전에 벌써 따뜻해지는 기분.
국물은 놀라울 정도로 맑고,
첫 맛은 은은하게 퍼지는 멸치(?)의 감칠맛,
곧이어 따라오는 돼지고기의 깊고 부드러운 단맛이 입 안을 감쌉니다.
자극적인 간은 없는데, 그럼에도 입에서 자꾸만 “캬…”가 터져 나오는 건
진짜 해장이 되어간다는 신호 같았습니다.
국수의 면발, 그리고 내장의 식감 ✨
중면의 면발은 쫄깃하고 적당히 부드러워
국물과 함께 흘러가듯 넘어갑니다.
탱글한 내장과 순대의 식감은 그 자체로 주연.
씹을수록 고소함과 단맛이 배어나오는데,
한 입 한 입이 ‘정성’이라는 단어로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다데기의 쓰임이었어요.
다데기는 '시작'이 아니라 '완성'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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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맑은 국물의 깊이를 충분히 느끼고,
반쯤 먹은 뒤 조심스럽게 다데기를 풀어냈습니다.
중국산 고춧가루라지만,
숙성이 잘 돼서인지 그 향이 자극적이기보다는 은은하고 따뜻하게 퍼지더군요.
맑았던 국물은 붉은빛을 띠며
전혀 다른 얼굴로 다시 태어나고,
그 순간부터는 '진짜 해장'이 시작됩니다.
알코올이 빠져나가는 듯한
기분 좋은 땀방울이 이마에 맺히고,
속은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가라앉습니다.
따뜻한 상차림, 묵직한 정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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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반찬도 소박하지만 단정하게 놓여 있었고
깍두기는 유난히 아삭하고 시원했습니다.
입안의 기름기를 잡아주며,국수와 국밥 사이사이 짧은 쉼표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테이블 위엔 고춧가루, 소금, 후추가 준비되어 있었고
셀프로 마시는 따뜻한 커피 한 잔은
식사를 마무리하는 순간을 부드럽게 감싸줍니다.
이 노포가 오래도록 남아주기를 🕰️
가게 안 벽에는 손글씨 메뉴판이 걸려 있었고
그 아래 자리한 작은 소품 하나에도
시간이 쌓여 만든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순대백반, 고기국수, 순대국수.
그리 많지 않은 메뉴이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믿음이 갑니다.
주차가 조금 불편하다는 점만 빼면,
정말 더할 나위 없이 따뜻한 한 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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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방문이 기다려지는 곳
다음에는 고기국수와 순대국수를 함께 시켜서
그 깊이를 비교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소주 한 잔 곁들여도 괜찮겠죠.
이번에는 속이 허락하지 않았지만,
그만큼 국물의 진심이 더 크게 다가왔던 하루였습니다.
다맛국수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특별자치도 선반로6길 21
★★★★☆ · 국수 전문점
www.goog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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