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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녀의 수난을 말하다: '폭싹 속았수다'로 다시 주목받는 '숨병'의 진실

by 돌쇠마씸 2025.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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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제주, 그 바다 속 이야기

요즘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우리 제주도가 새삼 주목받고 있습니다.

40년 넘게 이 섬에서 살아온 제주 토박이로서, 드라마를 보는 내내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제주의 푸른 바다와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우리 어머니들의 이야기가 이렇게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다니요.

 

드라마가 전 세계 시청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면서, 제주도의 환상적인 자연경관과 해녀들의 강인한 생활력이 세계인들의 가슴에 아로새겨지고 있습니다. 경기가 어려운 요즘, 제주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우리 지역 경제에도 큰 힘이 되고 있지요.

드라마에서 보여준 해녀들의 모습은 그저 픽션이 아닙니다.

우리네 어머니와 할머니, 그리고 이웃 아주머니들이 평생 살아온 진짜 이야기입니다. 특히 드라마에서 다룬 '숨병'은 우리 제주 해녀들이 평생 안고 살아가는 직업병이자, 바다와 함께한 삶의 흔적입니다.

제주 해녀들의 물질 작업 모습 (이미지 출처: 제주특별자치도)

💧 숨병, 바다가 준 상처

드라마에서 전광례가 29살에 숨병으로 세상을 떠난 장면을 보셨나요? 해녀들 사이에서 '숨병'이라 불리는 이 질환은 현대 의학에서는 '잠수병' 또는 '감압병', '케이슨병'이라고 합니다.

🤿 해녀들의 작업 환경

우리 해녀들은 산소통 없이 단지 숨만 참고 깊은 바다로 들어갑니다. 보통 1~2분간 숨을 멈추고 물속에서 일하는데, 이걸 하루에도 수십 번씩 반복하지요. 수심이 깊어질수록 수압이 높아져 체내로 질소가 녹아들게 되고, 이후 급격히 수면으로 올라오면 녹아있던 질소가 기포로 변해 혈관이나 관절, 뇌 등 여러 부위에 문제를 일으킵니다.

제주 바당(제주어로 '바다')은 계절에 따라 차가운 물에서 작업해야 할 때가 많아 저체온증의 위험도 있습니다. 이렇게 오랜 세월 물질(해녀들이 바다에서 일하는 것을 제주에서는 '물질'이라 합니다)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몸이 망가집니다.

제 주변에 이모님들도 늘 무릎과 어깨가 아프다고 하셨는데, 그게 다 이 숨병 때문이었습니다.

마치 탄산음료 병뚜껑을 딸 때 기포가 확 올라오는 것처럼, 해녀들 몸속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는 거지요.

이 기포가 혈관을 타고 돌아다니면서 각종 통증과 장애를 일으킵니다.

숨병(잠수병)의 발생 메커니즘 

🩺 숨병의 무서운 증상들

숨병은 처음에는 가벼운 두통이나 관절통으로 시작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점점 심해지지요. 해녀들이 흔히 겪는 증상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지속적인 두통과 어지러움
  • 관절통(해녀들은 이를 "벤즈"라고도 부릅니다)
  • 피부 가려움증과 발진
  • 호흡 곤란과 가슴 통증
  • 난청과 이명(귀에서 소리가 들리는 현상)
  • 극심한 피로감

심한 경우에는 팔다리가 저리거나 마비되기도 하고, 의식이 저하되거나 심장마비, 호흡곤란까지 생겨 사망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제주도에서는 해녀들이 바다에 들어가기 전에 진통제를 먹는 경우가 많은데, 한 조사에 따르면 무려 85.7%가 약을 먹고 물질을 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고통을 견디며 일해야 하는 직업인 것이지요.

💊 해녀의 85.7%가 진통제를 먹고 물질을 합니다.
🌡️ 제주 바다의 겨울철 수온은 10-14°C로 저체온증의 위험이 있습니다.
⏱️ 해녀들은 평균 1-2분간 숨을 참고 잠수하며, 이를 하루에 수십 번 반복합니다.

🎬 드라마와 현실 사이

'폭싹 속았수다'에서 보여준 숨병은 실제보다 조금 극적으로 표현된 측면이 있습니다.

극중 애순의 어머니 전광례는 29세의 젊은 나이에 갑작스럽게 숨병으로 죽음을 맞이했는데, 실제 숨병은 보통 만성질환으로 서서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극한의 조건에서 물질을 하다가 급격한 감압으로 인해 심각한 증상이 한꺼번에 찾아올 수도 있어, 완전히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바다 생활의 무서운 현실을 더 강렬하게 전달하기 위한 극적 장치로 보입니다.

드라마에서 해녀들이 '숨병'을 무서워하며 굿을 하거나, 병에 걸린 동료를 위해 어렵게 잡은 전복을 나누는 장면은 우리 제주 해녀 공동체의 강한 연대감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해녀들은 '물질'이라는 위험한 작업을 함께하며 서로를 의지하고 도왔습니다. 이런 공동체 정신은 제주 해녀 문화의 중요한 특징이기도 합니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서 해녀들의 모습 (이미지 출처: 넷플릭스)

💊 숨병 치료와 해녀들을 위한 지원

🏥 치료 방법

숨병의 치료는 주로 고압산소치료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최대 7기압의 고압 환경에서 산소를 2시간가량 공급해 체내에 쌓인 질소를 서서히 배출시키는 방식입니다.

다행히 제주도에는 2009년부터 제주시와 서귀포시에 고압산소치료센터가 설치되어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이런 치료시설이 없어서 응급상태의 잠수병 환자가 발생하면 통영이나 진해로 후송해야 했는데, 배로 옮기는 도중 목숨을 잃거나 심한 후유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현재는 복권기금을 통해 제주 해녀 진료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2024년에는 68억 6,800만원이 지원되어 제주특별자치도에 주소를 둔 해녀증 소지자들이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 중 외래진료비 본인 부담금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기술 발전으로 더 나은 건강관리 시스템도 도입되고 있는데, 제주한의약연구원에서는 3D 맥영상 검사기와 스마트워치를 활용한 '제주해녀 헬스케어 서비스'를 실증하고 있습니다.

특히 스마트워치로 조업 중 해녀의 심박동수와 위치를 감지해 위험상황을 미리 파악하는 시스템도 구축했습니다.

이런 기술적 지원은 해녀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중요한 발전이라고 생각합니다.

👵 사라져가는 해녀 문화, 그러나 세계가 주목하는 유산

👩‍🦳 2011년 기준 제주 해녀 수: 4,876명 (남성 해남 5명 포함 총 4,881명)
📉 2006년 5,406명 → 2010년 4,995명으로 감소 추세

2011년 말 기준 제주에서 물질에 종사하는 해녀는 여성 4,876명, 남성(해남) 5명으로 총 4,881명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숫자는 계속 줄어들고 있어요. 2006년에는 5,406명이었다가 2010년에는 4,995명으로 감소했지요.

💰 해녀의 경제 현실

해녀들의 연간 물질 수입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 400만~500만원 (28.6%)
  • 1000만원 이상 (26.8%)
  • 300만원 이내 (23.2%)

그래서 대부분의 해녀들은 물질 외에도 농사(78%)를 짓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해녀들에게 '딸이 물질을 한다면 찬성하겠느냐'라고 물으면 71.8%가 '반대한다'고 답했는데, 그 이유는 '힘든 일이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77.9%였습니다. 그만큼 고된 삶이라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2016년 제주 해녀 문화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세계가 우리 해녀들의 독특한 문화와 지혜를 인정한 것입니다. 이제는 보존하고 지켜야 할 문화유산으로서 해녀 문화의 가치가 더욱 높아졌습니다.

제주해녀박물관 전경 (이미지 출처: 제주특별자치도)

🌟 드라마가 가져온 변화, 그리고 감사

'폭싹 속았수다'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제주도는 새로운 관광 명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드라마 촬영지를 찾는 관광객들이 늘어나고,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과 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드라마가 단순히 제주도를 관광지로 알리는 것을 넘어, 우리 해녀들의 삶과 고난을 세상에 알린 것이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해녀들의 삶은 그저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라, 숨병이라는 피할 수 없는 직업병과 함께 살아가는 강인한 여성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드라마 촬영지로 알려진 제주 해안가 풍경 

🙏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

'폭싹 속았수다'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며 많은 이들에게 제주 해녀의 삶을 알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드라마 속 이야기는 실제 해녀들의 고된 삶의 일부일 뿐입니다.

제주 해녀들은 그저 드라마 속 인물이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차가운 바다에서 숨을 참고 물질을 하며 살아가는, 우리 어머니들, 할머니들의 이야기입니다. '숨병'은 그저 병명이 아니라 제주 바다와 함께한 그들의 삶의 흔적이자, 우리가 기억하고 존중해야 할 역사입니다.

드라마 덕분에 우리 제주 해녀들의 이야기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기쁩니다.

이 관심이 단순한 호기심으로 끝나지 않고, 해녀 문화를 보존하고 지원하는 실질적인 노력으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인 해녀와 그들의 삶이 앞으로도 오래오래 기억되고 존중받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 폭싹 수고했수다, 우리 해녀 어머님들 ❤️

그리고 이 아름답고 강인한 이야기를 세계에 알려준 '폭싹 속았수다' 제작진에게도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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